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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훈 교수의 맛있는 C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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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천쌀과 보르도와인: 지리적 표시제 (2). 작성자 문정훈 작성일 2016.10.04
첨부파일 지리적표시1.jpg (130.67 KB)


우리나라에도 지리적표시제가 있습니다. 지리적표시제는 임산물과 해수산물을 포함한 농식품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농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http://www.naqs.go.kr), 산림청(http://www.forest.go.kr), 해양수산부(http://www.mof.go.kr)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현재 농축산물 92개, 임산물 49개, 수산물 18개에 대해 지리적표시제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이천 쌀, 횡성 한우, 상주 곶감, 문경 오미자,영동 포도 등이 그들이지요. 

유럽의 지리적표시제는 세개의 다른 하위 인증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하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리적표시제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규정을 가지고 있는 EU의 PDO(원산지 보호제)와 동급입니다. 이는 반드시 그 농식품이 그 지역에서 재배되고 가공되어야 하며, 동시에 그 품목이 규정하고 있는 방식으로 재배되고 가공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횡성 한우라면 횡성에서 태어난 1등급 송아지를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길러서 이러저러한 품질이 되어야지만 '횡성한우'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라는 거지요. 아래에 언급했던 이천 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천쌀은 이천지역의 사질양토에서 '추청'이라는 품종으로 100% 계약재배 생산한 쌀로 반드시 정부양곡 벼 1등급 이상만 사용해야 합니다. (더불어 추가적인 규정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토질의 ph에 대한 규정도 있습니다.) 이러한 까다로운 규정을 맞추어야지만 해당 명칭을 쓸 수 있는 겁니다. 이런 까다로운 규정을 맞춘 해당 제품에는 사진에 첨부된 '지리적표시제' 마크를 쓸 수 있습니다.

이 지리적표시제 인증을 받은 제품은 오리지널입니다. 진짜 이천 쌀이고, 진짜 횡성 한우이지요. 일단 인증을 한번 받으면 다른 지역의 쌀과, 비록 이천 지역이더라도 지리적표시제가 규정하고 있는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쌀은 '이천 쌀'이라는 표현을 절대 쓸수 없게 됩니다. 연간 생산량도 딱 정해져 있습니다. 이 지리적표시제 마크가 붙어 있지 않은 이천 쌀은 가짜 이천 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경우, 이천 쌀 규정에 합당하지 않은 쌀을 '이천 쌀'이라고 표기하거나, 이 지리적표시제 마크를 도용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진짜 오리지널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바로 이 지리적표시제 마크가 달린 농식품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매우 깐깐하게 이 제도를 수행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국민들에게 홍보가 되지 않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지리적표시제 마크가 붙은 우리 농식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좋은 품질의 지역 농식품에 한표를 던지는 셈이 됩니다. 이는 노력하고 있는 농업인에 대한 보상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품질 규정에 맞는 제대로된 이천 쌀, 횡성 한우를 더 많이 생산하고자 노력하게 되므로 우리의 전반적인 농식품의 품질 향상에 기여를 하는 셈이 됩니다. 또한 해당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니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소비입니다. 더 깐깐하고, 더 까다롭게 살펴보고 소비하는 것이 내 가족에게도 좋지만,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