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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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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는 업에 대한 철학 -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사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5.06

[CSV 리더를 만나다]


■ CSV란 업에 대한 철학
■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권대욱 사장

 



▶ 들어가며


“침대 시트 한 장 세탁하는 일에도 철학이 있으면 완전히 다른 액션이 나와요.”
“다른 액션이요?”
“철학을 가지면 일이 아니라 배려를 하게 되거든요.”


세계적인 호텔 체인 아코르와 국내 전통의 호텔그룹 앰배서더가 합작 설립한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의 경영자, 권대욱 사장. KBS <남자의 자격>에서 방영된 ‘청춘합창단’의 단장으로도 활동하는 그는 ‘노래하는 CEO’로 이미 유명인이다. 5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주말이면 강원도로 퇴근해 자연 속에서 명상을 즐기는 철학가인 그는 인터뷰 내내 ‘철학’ ‘사람 중심’ ‘respect’ 등의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철학이 있으면 액션이 달라진다는 그는, CSV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했다.


왜 그는 침대 시트 한 장을 세탁하는 일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했을까? 철학에서 출발했다는 그의 CSV란 어떤 것일까? 노래하는 CEO, 주말마다 강원도로 퇴근하는 남자, 권대욱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일문일답


◆ 필자: 오기 전에 사장님의 프로필을 찾아봤습니다. 공무원에서 건설업으로 자리를 옮기신 후 젊은 나이에 CEO까지 오르셨더라고요. 그 뒤로는 이렇게 호텔경영에 투신하셨고요. 10분 단위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경영자 이심에도 KBS 예능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에서 다뤘던 청춘합창단의 단장으로도 활동하고 계시고요. 어떻게 이런 경력을 가지게 되셨는지 좀 궁금했습니다.


◇ 권대욱 사장(이하 권 사장): 제가 6.25 동란 1.4 후퇴 때 태어났어요. 우리나라 전체가 곤고하고 척박한 시절이었죠. 아주 가난했어요. 어머니께서는 삯바느질로 저를 키우셨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근래 한국의 격동기 속에서 보냈어요.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어려웠어요. ‘꿈’이라거나 ‘취미’같은 것은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었죠. 청춘합창단은 젊은 시절의 치열한 삶 가운데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 중 하나에 도전한 겁니다.


◆ 필자: 신입사원부터 시작해서 사장까지 올라가실 수 있었던 저력이 그 어려웠던 유년 시절을 극복해내신 경험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 권 사장: 그런 면이 있겠지요. 제가 35살에 한보건설 사장이 됐어요. 그땐 정말 일밖에 몰랐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봐도 그저 하늘일 뿐 느끼는 바가 전혀 없었어요. 계절이 오고 가는 것도 몰랐고요. 젊기도 했지만 사회 분위기가 그랬어요.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 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죠. 그런 면에서 희망 자체를 찾기가 어려운 요새 청년들이 심적으로는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필자: 많은 어른들이 영화 <국제시장>을 말씀하시면서 지금 젊은이들은 작은 일에 좌절한다고 나약하다고들 하시는데……. 의외입니다.(웃음) 


◇ 권 사장: 일이 아니라 사람을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죠. 사람은 희망이 있으면 힘든 일도 견딜 수 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희망 자체를 찾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극복하는 힘은 역경의 절대적인 총량이 아니라 희망의 유무에 달려있어요. 젊은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 필자: 상당히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 권 사장: 전 원래 건설업에 있을 때도 일 중심적인 업계의 분위기가 많이 아쉬웠어요. 사람이란 빈틈없는 시스템 안에 갇혀서 쪼이는 것보다 Self-Motivation(자기 동기부여), 스스로 일할 때 더 높은 성과를 내거든요. 지금은 아무래도 고객의 필요를 더욱 섬세하게 살펴야 하는 호텔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으니 더욱 사람 중심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필자: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다양한 사회 공헌과 기부, CSV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 사장님의 경영철학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 같네요.


◇ 권 사장: 개인적인 의견이 반영됐다기보다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문화에 제가 적극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을 내는 것도 분명히 있고요. 모든 기업은 독단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기업은 고객으로 유지되고 고객은 개인들의 집합인 대중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고객은 곧 사회죠. 사회 없이는 기업을 운영할 수가 없어요. 호텔도 예외는 아니죠. 사회에 좋은 가치를 주려는 노력이 짧게는 고객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주고 길게는 호텔과 사회가 공존할 수 있게 하니까요.


◆ 필자: 투숙객들을 위한 서비스 이외에도 호텔이 사회를 위해 뭔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 권 사장: 어떤 업이든지 ‘철학’을 가지고 임하면 자연스럽게 CSV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Hospitality(접객)의 철학은 ‘우리 호텔에서 고객은 집에서보다도 편안한 휴식을 누린다’는 거예요. 그런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침대 시트에서부터 식재료에 이르기까지 손이 안 가는 것이 없지요. 이때 이러한 일들을 기계적으로 하느냐, 철학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침대의 시트를 세탁하는 일은 객실 청소의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매일같이 발생하는 기본적인 일이죠. 베이직(Basic)이에요. 이걸 그저 ‘빨랫감’ 즉 일로만 생각하면 걷어다가 세탁기에 넣으면 끝입니다. 귀찮기 짝이 없는 허드렛일이죠. 하지만 철학을 가지고 하면 일이 아니라 배려를 하게 돼요. ‘어떻게 하면 수면의 질을 최고로 높여드릴 수 있을까?’ ‘예민한 피부를 가진 고객이 투숙하지는 않을까?'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도 이 시트를 덮을 텐데…’ 이런 고민들을 자발적으로 하게 된단 말이죠. 그저 세탁기에 넣는 걸로 끝나지 않아요. 세제부터 신경 쓰게 됩니다. 피부에 덜 자극적이고 인공 표백제가 덜 들어간, 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요. 실제로 저희는 비용을 더 들이게 되더라도 그런 세제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세탁기를 개발했는데, 저도 테스트와 검증에 참여했어요. 상용화가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할 의사도 있습니다. 단순한 허드렛일로 끝날 일도 철학을 가지고 하면 호텔의 운영 방침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거죠. 더불어 우리 사회가 가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이로운 노력을 하게 만들었고요. 거창하고 어려운 일만 CSV는 아니라고 봐요.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고객에게는 물론 지역사회, 나아가 이렇게 환경과 지구를 위해 좋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CSV라고 생각합니다.


◆ 필자: 호텔산업이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업종도 아닌데,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네요.


◇ 권 사장: 네. ‘Planet 21’이라고 아코르 계열의 호텔들이 지켜나가는 실천 강령도 있습니다. 건강, 자연, 탄소(carbon), 혁신, 지역, 고용, 대화라는 7개의 주제 밑에는 각각 3가지씩의 지침들도 있어요. 이렇게 총 21가지의 실천항목은 저희 호텔 그룹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환경 및 지역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의 상징입니다. 깨끗한 지구, 나아가 인류의 보존을 위해 호텔 종업원, 고객, 파트너까지 다 함께 실천하자는 일종의 공약이랄까요? 저희 호텔 룸에 가보면 “이 객실에서는 지구도 평화롭게 잠 잘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어요. 고객의 편의를 위해 비치된 일회용품과 수건들이지만,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달라는 취지입니다.


◆ 필자: 굉장히 좋은 일이긴 한데 뭔가 맘껏 누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고객들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 권 사장: 그럴 수 있을 거예요. 환경보전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되지 않은 가치니까요. 그래서 비용의 절감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Planet 21에 고객들이 동참해서 절감한 비용과 저희가 호텔 운영을 하면서 절약한 예산을 가지고 나무 심기 사업을 해요. 매년 4월 21일이 Planet 21 Day인데, 작년에는 특별히 저희 직원들 전부 충주 장안 농장에 가서 1000그루의 두릅나무와 엄나무를 심었어요. 묘목은 지역 농가로부터 구입했죠. 임직원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한 사업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가 심은 이 나무들을 지역 농가가 친환경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해줍니다. 물론 저희가 비용을 지불하고요. 호텔 측에서는 믿을 수 있는 친환경 식재료를 제공받을 수 있고, 농가는 수익사업을 하게 된 거죠. 이런 것들을 고객들에게 알려주려는 노력도 합니다. 물론 고객들도 좋게 봐주시고요. 고객에게 좀 더 좋은 식재료로 조리한 음식을 내고자 하는 마음과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인 지역사회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 바람이 합쳐진 사업이죠.


◆ 필자: 호텔에서 할 수 있는 CSV란 어떤 것일까 궁금했는데, 이런 식으로 풀어내셨군요.


◇ 권 사장: CSV 또한 기본은 업에 대한 철학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Hospitality의 철학은 휴식이에요. 집보다도 편안한 휴식. 단순하게 잠만 자는 게 아니란 거죠. 청결한 환경에서 가장 좋은 음식을 먹고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 받으면서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는 치유! 그게 Hospitality의 진정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라면 침대 시트부터 디저트 재료 하나까지 신경을 쓰게 됩니다. 자연히 인공적인 것보다는 몸에 더 좋은 것, 환경친화적인 것들을 고려하게 되고요. 호텔이 지역사회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 또한 그런 형태가 된 겁니다. 말씀드린 장안 농장 프로젝트로 구체화된 CSV 사업에는 저희가 고객에게 드리고자 하는 궁극의 가치가 담겨있어요. ‘가장 최고의 휴식을 제공한다’는 철학에서 나온 가치죠.


◆ 필자: 사실 요새 트렌드는 철학 같은 가치 중심적인 개념보다는 KPI로 환산된 재무적 숫자를 더 많이 조명하는 편인데요. 그러다 보니 CSV는 속칭 ‘돈 안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권 사장: 단기적인 재무성과나 KPI 같은 수치만 보고 그때그때 사업의 방향성을 휙휙 바꾸면 신입사원부터 경영자까지 모두가 피곤해져요. 성과 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그룹 전체가 공유하고 동의할 수 있는 철학을 심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올바른 길이지요. 철학을 가지면 기계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장 좋은 가치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고민하게 되거든요. 실제로 현장에서 그런 마인드로 일할 때 현실적인 고객의 요구를 전체적인 운영 방침에 반영할 수 있고요.


저성장 시대죠. 경제가 어렵다고들 해요. 그래서 기업마다 혁신, 차별화된 서비스, 이런 것들을 엄청나게 강조하고요. 그렇게 해야 시장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혁신과 차별화를 하려면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가치를 줘야 합니다. 그런데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뿐이지 ‘따라 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가치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워요. 기술력? 금방 쫓아오죠. 서비스? 그것도 따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철학’은 기업 고유의 것입니다. 경영자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바라볼 수 있는 철학이 있다면 거기서 파생되는 세부적인 서비스나 제품들로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된다고 봐요. 그 철학 자체에 열광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요. 침대 시트 한 장을 세탁하는 일에도 철학을 가지고 임하면 전혀 다른 액션이 나오지 않습니까? KPI로는 그런 가치들을 좀처럼 측정할 수가 없어요. 사실 경영자의 위치에서 30년 가까이 지내왔지만, 수치화할 수 있는 사람의 가치란 몇 개 없었습니다.
철학을 가지고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직원들을 Respect, 존중했을 때 가능한 일이에요. 물론 업무 성과를 측정하는 척도는 필요하죠. 하지만 개인에게 정량적인 기준을 부여하지는 않고 있어요. 정량적인 목표는 팀이 세우도록 하죠. 개인은 정성적인 목표를 세우도록 독려하는 편이에요. 존중, 사람 중심, 업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일하는 것. 그것이 고객에게, 지역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줄 수 있는 원동력이고 나아가 그들의 선택을 받는 기업이 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 필자: 사장님께선 일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 권 사장: 저는 평소 운전기사 없이 직접 차를 몰아서 출근을 합니다. 저 멀리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이 보이면 혼자 경례를 붙여요. 사람들이 보면 웃을지도 모르죠. 건물에다가 경례를 한다고. 하지만 그건 호텔경영이라는 제 업에 Respect, 경의를 표하는 거예요. 아침마다 Hospitality의 철학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야 고객에게 가장 좋은 것을 변함없이 줄 수 있지 않겠어요?(웃음)


▶ 덮으며


‘CSV 리더를 만나다’라는 타이틀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리더들에게 자주 던진 질문이 있었다. CSV 사업은 재무적 수치, 즉 KPI가 잘 안 나오지 않느냐는 것이 주된 골자다. 권대욱 사장은 진짜 좋은 가치는 수치화되지 않는다고 했다.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가치들은 기계적인 일 처리가 아니라 업에 대한 철학에서 파생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좋은 가치를 끊임없이 제공할 때 성장하는 것이 기업인만큼, 철학은 KPI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권대욱 사장은 최고의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이 가진 Hospitality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고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호텔 운영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하게 됐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CSV 사업도 진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매 주말, 강원도로 퇴근해 삶을 돌아보고 자연 속에서 땀 흘려 일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는 권대욱 사장. 업에 대한 철학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경영을 추구하는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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