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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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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는 저성장시대의 솔루션 -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4.03

[CSV 리더를 만나다]

■ CSV는 저성장시대의 솔루션!
■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최규복 사장

 



▶ 들어가며


"CSV는 시대적 운명이에요."
"운명이요?"
"이미 저성장 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에 CSV는 기업에 있어 필연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는 거죠."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CSR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었던 때부터 사회공헌을 시작해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건국 이래 최고의 히트 캠페인을 3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기업. 이론의 여지가 없는, 착하면서 강한 국내 기업의 대표주자 유한킴벌리가 생각하는 CSV는 무엇일까? 인터뷰 전부터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의 CSV에 대한 고민과 신념은 기대보다 훨씬 강했다. 그는 CSV에 대한 아주 선명한 컨셉트와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필연이라는 단어가 대화 중에 나온 것도 수 차례였다.


대체 그는 왜 CSV를 필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가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리고 추진하고 있는 CSV는 어떤 모습일까?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의 CSV 철학을 만나보자.


▶ 일문일답


◆ 필자: 제가 리더 분들에게 공통적으로 드리는 질문이 있습니다. 사실, 존경받는 기업으로 유명한 유한킴벌리이기 때문에 더 궁금해지는 것 같은데요,

◇ 최 대표님께서 정의하시는 CSV란 무엇인가요?


◇ 최규복 대표이사(이하  최 대표): 제가 생각하는 CSV는 기업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면에서 마이클 포터 교수가 주창한 방향과 거의 일치합니다. 사회 문제를 기업의 경제적 가치창출 활동에 일체화시켜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CSR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책임이나 사회공헌 활동이기 때문에 활동영역이 자유롭고, 그 결과는 사회발전이나 기업홍보에 기여하게 됩니다만, CSV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뤄지고, 전사적인 자원이 고려되므로 CSR과는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CSR이 사회를 향한 일방향이라면 CSV는 양방향 아닙니까? 기업과 사회 모두 유형의 가치가 발생하는 교집합을 갖는 거죠.


◆ 필자: 전통적인 CSV의 개념이네요.


◇ 최 대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CSV를 추구하는 대상은 사회적, 경제적 취약 계층이어야 한다고 봐요. 사실 가치를 제공하는 일 자체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계층에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굳이 공유가치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CSV는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계층이나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처음 CSV를 배울 때 느낀 부분인데, 아직까지는 변함이 없어요.


문제는, 이게 쉽지 않다는 거죠. 처음에는 CSR처럼 기업이 일방향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CSV를 함께 할 계층에는 부족한 것들이 많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처음에는 투자를 위해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처럼요.


◆ 필자: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CSV와 CSR의 구별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 최 대표: 최근 들어 CSV가 처음 도입될 때에 비해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으로 넓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기존 CSR과 최근 이슈인 동반성장이라는 개념이 혼용되면서 사회공헌이나 마케팅 활동 등으로도 확장된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CSV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은 추진 방향에서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한킴벌리는 그런 면에서는 CSV와 CSR을 구분하기 비교적 쉬웠습니다. 지난 30년간 지속해 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명확한 CSR 활동이 있잖습니까? 이 캠페인과 같거나 비슷하면 또 다른 CSR이지 CSV는 아니기 때문에 비즈니스 영역에서 명확한 CSV 활동을 추진할 수 있었던 거죠.


◆ 필자: 유한킴벌리가 생각하는 CSV의 방향성이 궁금해지네요.


◇ 최 대표: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3.0이나 자본주의 4.0이 추구하는 따뜻한 자본주의, 마이클 포터의 CSV를 보면 빈익빈 부익부와 같은 문제로 드러나는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귀결돼요.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소득이 올라가야 전체적인 파이가 커진다는 거죠. 우리가 스마트폰을 쓰고 경제적인 부를 누릴 때 어느 한쪽에서는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을 못 하고 있지 않습니까?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는 시기에는 기존의 중산층에서는 더 이상 산업이 크게 성장하기가 어렵죠. 오히려 취약계층을 끌어올려 사회적, 경제적 파이를 키우는 것이 성장을 이끌어 내는 동력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많은 선진국과 신흥산업국들이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산업사회가 성숙한 지금, 지구 다른 편에서는 오랫동안 산업과 경제활동에서 소외되어 현재까지 식량, 식수, 위생, 교육 문제나 교통 등 사회기반시설 부족이 산적한 곳도 많습니다. 이러한 곳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본적인 의식주 관련 비즈니스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확장하기 어렵지만 열악한 곳에서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죠. 물론 선진국에도 환경문제, 양극화, 안전, 고령화, 소외계층 등 많은 해결과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CSV는 이러한 사회문제나 어려운 이슈가 있는 지역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 필자: CSV를 대상을 구별하는 건 유한킴벌리의 차별점이네요. 취약계층이라면 보통 소득이 낮지 않습니까? 그럼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는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때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 최 대표: 일반적인 ‘판다’의 개념과는 좀 다르게 봐야 합니다. 취약계층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역량을 발굴하고 키워주는 것이 CSV의 핵심인 거죠. 네슬레의 사례에서 보듯이 영세한 인도 축산농가에 인프라를 지원하고,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도록 함으로써 보다 높은 품질의 원유를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네슬레 또한 더 낮은 원가로 더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있게 되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죠. 브라질의 영세한 커피 농가들에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기계를 지원해서 품질이 우수한 원두를 공급받아 캡슐커피 시장의 강자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기술을 습득하고 안정적인 수입이 생긴 커피 농가 사람들은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 생태계에 진입하게 된 겁니다. 시장 또한 파이가 커졌죠.


◆ 필자: 일자리 창출과도 긴밀하게 연결이 되겠네요.


◇ 최 대표: 유한킴벌리는 CSV를 통해 시니어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있는데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만 하더라도 시니어 산업이 굉장히 발달해 있습니다. 시니어 층의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무궁무진한 제품과 서비스들을 개발해서 제공한단 말이죠. 그런데 한국 시장의 시니어 산업 규모는 매우 작습니다. 한국의 시니어 층은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이 없거나, 부족해서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시장 형성도 더딘 상황입니다. 시니어 층 중에서 몸이 아프고 힘드신 분들은 당연히 국가의 복지혜택으로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다릅니다. 5~60대의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충분히 일과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데 정년이라 은퇴를 해야 합니다. 실제 은퇴 연령은 더 낮죠. 만일 이분들이 다시 일자리를 갖게 되면 소득이 생기고, 소비할 수 있는 경제력도 생기는 거죠. 결국 시니어 산업이 발달하지 않겠습니까? 시니어 일자리를 통해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면 시장이 커져서 기업도 성장하고 다시 일자리도 늘면서 경제 파이가 커지는 공유가치가 생기는 거죠.


유한킴벌리는 유아용품, 여성용품, 가정용품을 제조하는 회사인데요, 시니어 용품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니어 층의 구매력이 낮다 보니 시장 자체가 작아요. 시니어 일자리를 만드는 활동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직접적인 생산성 향상이나 원가절감이 아닙니다. 시니어들이 소비력을 갖춘 새로운 고객이 되어 시니어 산업 자체가 커지기를 바라는 거죠.


◆ 필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니어 비즈니스가 진행되고 있나요?


◇ 최 대표: 시니어 사업에 관심 있는 소기업들을 발굴해서 육성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 회사들이 성장하면서 시니어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소기업마다 필요한 포인트들이 달라서 시장조사, 설비도입, 연구, 판로개척 등 니즈에 맞게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된 제품을 상업화하는 것을 돕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22개 소기업을 육성해 왔고, 공익 유통기업 설립에도 참여했습니다. 발굴된 소기업들은 해가 지나도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로의 기술이나 제품을 융합하거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산업의 생태계를 키우는 데 기여하기 위한 작은 활동들입니다.


◆ 필자: 일반 비즈니스 즉, 경제적 이득에만 포커스를 맞춘 사업도 유지하기 만만치 않은 저성장시대이지 않습니까? CSV는 일반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라는 하나의 기준이 더 추가되는 건데, 그러면 수익성이 낮아지거나 사업 진행에 좀 난관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최 대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CSV를 하면 아주 단단한 시장과 고객이 생기는 거라고 봅니다. 양쪽의 공유가치가 동시에 창출되는 것이므로 기업과 소비자 간의 결속력은 더욱 좋아지는 거죠. 사실 유한킴벌리 제품은 동일 제품군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높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품질 자체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포괄적으로 환경친화적인 제품,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어 있죠. 고객들의 더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신뢰받는 기업이 된다는 건 가격경쟁을 넘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성장 시대에 당장 구매력이 있는 소비층만 공략한다면 상황은 악화될 겁니다. 시장은 작아지고 경쟁은 훨씬 치열해지겠죠. 경제 생태계에서 낙오된 취약계층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그들의 역량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 그게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일이고 나아가 저성장시대의 해법이 되지 않을까요?


◆ 필자: CSV에 대해 정말 강한 확신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최 대표: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저성장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고성장시대에는 CSR이 훨씬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 중의 일부를 좋은 일에 쓰면 되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저성장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에 예전처럼 그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매출성장은 어렵고 이익 또한 줄어드는데, 기업이 생존을 위해서는 당장 비용절감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CSR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은 지속하기 쉽지 않죠. 그래서 비즈니스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CSV가 더욱 절실해지는 겁니다. 경기 호황과 고성장 기조가 지속되었다면 CSV라는 개념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저성장시대의 CSV는 필연이라니까요? (웃음)


▶ 덮으며


당신이 식당 주인이라고 생각해보자.
아무리 돈을 벌고 싶어도 하루에 세 끼씩 꼬박꼬박 식사하고 있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네 끼 다섯 끼 먹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하루 세끼를 다 못 먹는 사람을 찾아가는 게 더 낫다.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가난해서 식사비를 낼 돈이 없다면? 지금까지는 그런 구매력 없는 고객은 제외하고 다른 고객을 찾았다. 하지만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당신의 고객이 되지 않을까? 그것도 아주 충성도 높은.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의 CSV에 대한 신념은 남달랐다. 그는 우리 사회를 힘들게 하고 있는 고령화, 세대갈등, 빈익빈 부익부 등의 문제들 역시 CSV을 통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그 속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공유가치도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의 희망대로 CSV와 함께 더 좋은 사회가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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