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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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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는 기업 브랜딩이자 미래 시장 롱런 마케팅 -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0.27

[CSV 리더를 만나다]

■ CSV는 기업의 브랜딩이자 미래 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는 마케팅
■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 들어가며


최근 ‘동반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경영대학의 많은 교수를 비롯한 시민단체, 정치가, 그리고 기업인들까지 CSV를 실천하고 그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조언을 구하고 문제 해결을 의뢰하는 해결사, 컨설팅기업의 대표는 이 CSV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기업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보자는 게 CSV 아닙니까? 그런 측면으로 보면 CSV가 아닌 비즈니스는 없다고 생각해요. 강도나 사기꾼에게 강제로 뜯기지 않고서야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을 위해 어떤 바보가 지갑을 계속 엽니까? 기업은 시장에서 계속 생존해 나간다는 것 자체로 사회에, 소비자에게 가치를 준다고 봐요. 요새 교수, 시민단체, 학회들이 기업은 다 CSV 해야 한다, CSV야 말로 차세대 경영의 핵심이다……. 뭐, 듣기 좋은 말만 하시는데 경영인으로서 들어보면 솔직히 너무 이상적인 주장이라고 봐요. 현실적으로 CSV든 뭐든 비즈니스란 결국 지속적이어야 의미가 있는데 수익이 안 난다면 누가 얼마나 숭고해서 마냥 희생할 수 있겠습니까? 그 돈은 또 어디서 나는데요. CSV만 하다가 기업이 망하면 그거 누가 책임지나요?


결국, 기업은 돈을 벌 수 있는 본연의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해요. 그 사업을 롱런, 즉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가 CSV가 될 수 있죠. 실제로 시장마다 분위기는 각각이지만, 유럽 소비자의 경우에는 같은 값이면, 아니 조금 더 비싸더라도 CSV 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거든요.
마케팅이 뭡니까? 소비자 자신도 모르고 있는 그 내재된 욕망을 건드려서 자기네 제품을 사게 하는 거잖아요. 결국 ‘CSV 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딩은 앞으로 무한경쟁시대에서 까다로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될 거라는 거죠. 기업이 롱런할 수 있는 차세대 마케팅 전략이랄까요?”


직설적이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논지도 분명했다. 인터뷰 자리가 정돈되자마자 딜로이트 컨설팅 김경준 대표는 CSV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내기 시작했다. CSV의 속성은 어떤 선진적인 도덕성도, ‘착한 사람’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닌 철저한 시장경제의 일환이라고 말하는 기업들의 문제해결사, 김경준 대표를 만나봤다.


▶ 일문일답


◆ 필자: CSV라는 게 기업들에는 뭐랄까, 본업도 만만치 않은데 착한 일까지 하라는 부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기업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컨설팅회사의 CEO께서 바라보시는 CSV란 과연 무엇일까 내심 궁금했습니다.


◇ 김 대표: 제가 요새 유심히 들어보면, 시민단체, 교수, 학회에서 기업인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져라, CSV 형태로 경영 전반을 바꾸라 하는데 기업이 무슨 두들기면 다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도 아니고, 생존 그 이상의 것들을 너무 쉽게 요구하는 것 같아요. 사실 CSV라는 말 자체를 보면 사회적 가치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추구해보자는 것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전 CSV가 아닌 비즈니스는 없다고 생각해요.


◆ 필자: 하긴, 기업은 시장에서 생존해내는 것 자체로도 많은 가치를 사회에 돌려주고 있죠. 고용이라든지, 사업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라든지…….


◇ 김 대표: 네. 요새 시장에서 생존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존속하는 비즈니스 자체가 CSV라는 거죠. 사람들이 자기 지갑을 열어 돈을 내는 건 자기가 가치를 얻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서 아닙니까? 아, 물론 그게 아닌 경우도 있죠. 강도를 만나서 뺏기든가, 사기꾼에게 날리든가. 그런데 여기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죠. 후자는 지속적일 수가 없어요.


◆ 필자: 그러네요. 바보가 아닌 이상 같은 수법에 두 번 당하려는 사람은 없겠죠.(웃음)


◇ 김 대표: 시장은 공정해요. 원하는 가치에 따라 지갑을 열죠. 예를 좀 들어볼게요.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애플 제품은 동일 제품군에서도 가격이 제일 센데, 완전 잘 팔리잖아요? 누군가는 그게 품질이 좋든, 마니아든, 하여튼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기꺼이 지불하는 거란 말이에요? 이것만 보면 시장경제 자체가 이미 CSV적인 구조예요. 소비자도 기업도 이득을 보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내버려 두면 사람들은 뭔가 찜찜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독식하는 것 같고. 그리고 실제로 역사적으로도 이런 상황을 내버려 두지를 않았어요.


◆ 필자: 역사적으로요?


◇ 김 대표: 네. CSR이니 CSV니 요새 경영학에서 이러한 용어들이 만들어져서 기업에 요구하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내내 있었던 ‘혼자 먹지 말고 같이 좀 먹자’라는 요구가 보기 좋게 학술적으로 정리돼서 나온 것뿐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마이클 포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CSV를 발견한 게 아니라는 거죠. 현재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은 다른 집단이 아니라 기업을 향해 있잖습니까?


◆ 필자: 음, 그렇죠. 학계나, 정치권보다는 기업에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죠.


◇ 김 대표: 네. 현재는 기업이 자금, 곧 힘을 갖고 있으니까요. 중세를 볼까요? 제일 돈 많이 벌고 편하게 살던 사람들이 성직자잖아요. 그 유명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모델이 누굽니까? 체사레 보르자, 교황의 아들이잖아요. 그 책이 나온 르네상스 때도 그랬는데 중세는 오죽했겠습니까? 그래서 그 시대에는 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죠. 성직자들 타락했다고요. 바로크로 넘어오면서는 어떻습니까? 영토를 가진 귀족 시대죠. 백성의 화살이 세금을 걷는 정치가, 즉 왕과 귀족에게 향해요. 똑바로 하라는 거죠. 그러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들고 일어났고요. 이제 자본주의, 산업화도 넘고 정보화시대가 되면서부터는 정치권마저도 기업을 함부로 어찌할 수가 없게 됐어요. 글로벌 경제가 형성되면서 기업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졌거든요. 평범한 월급쟁이 3~4대가 숨만 쉬고 모아도 쌓지 못할 부를 단기간에 쌓아버리는 기업인들이 많아진 거죠.


소위 권력이란 것은 역사적으로 내내 돈을 따라다녔어요. 헌금을 통해 교회로, 영토에서 나오는 세금을 통해 귀족들이, 이제는 비즈니스를 통해 기업이 돈, 즉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사회적 포지션이 높고 돈을 많이 버는 집단을 향해서 대중은 끊임없이 같이 좀 나눠 먹자는 요구를 해왔어요. 현재 기업 입장에서는 그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가 어렵죠. 왜요? 그 요구가 바로 고객, 즉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되거든요.


◆ 필자: 요새 나오는 동반성장, CSR, CSV 이런 말들이 오래된 개념이란 말씀이시군요.


◇ 김 대표: 네. 이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다 보니 세금 내는 것만 가지고서는 그들의 사회적 정당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어요. 기업들 입장에서도 내가 뭔가 할 테니 이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말자, 라는 니즈가 있고.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자들 속에서 진화되어 나온 것들이 CSV라는 거죠. 다 비슷한 얘기예요.


◆ 필자: 돈, 힘 있는 집단에 대중이, 즉 사회가 항상 요구해온 개념……. 뭔가 신선한데요.


◇ 김 대표: 세상이 그런 거 아닙니까? 멀리 갈 것도 없어요. 동창회 같은 곳 나가보세요. 친구 하나가 크게 성공해서 재벌이 됐는데, 만날 때마다 더치페이하자고 하면 욕먹을 거 아닙니까? 슬슬 말들이 나오죠. 야, 돈도 많이 벌었는데 자랑만 하지 말고 좀 한번 쏴라, 동문회관에 정수기라도 하나 놔줘라…….


◆ 필자: 정말 그런 마음이 들겠네요.(웃음) 


◇ 김 대표: 기업들의 힘이 너무 커지다 보니 ‘수익률을 조금 떨어뜨리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가자’는 기준이 하나 더 나온 건데, 결코 숭고하거나 누군가 마냥 희생한다는 개념은 아니에요. 시장의 요구죠.
시장마다 성격이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유럽 소비자들 같은 경우에는 같은 가격이 아니라 좀 더 비싼 가격이라도 CSV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의 물건을 사요. 그러니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그런 것에 굉장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아시아나 미국 시장은 또 달라요. 미국 시장은 철저하게 실용주의고 아시아는 아직 CSV나 이런 것들에 대해 유럽보다 둔감한 게 사실이고요.


◆ 필자: 시장의 성격에 따라 기업들의 CSV를 향한 적극성이 다르단 말씀이시네요.


◇ 김 대표: 네.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기업들도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롱런하기 힘들 거라고 봐요. 지금 당장 생존하는데 절대적인 요소는 아닐지 모르나, 지속해서 살아남기 위한 힌트는 충분히 될 거라는 거죠.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반응을 하니까. 마케팅은 결국 사람 마음 속에 잠재된 무의식을 구체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그 슬로건은 CSV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20년 전만 해도 마케팅, 인간의 본능, 이런 이야기는 다 뜬구름 잡는 소리였는데 지금은 어때요? 필수잖아요? CSV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필자: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CSV 사례가 있다면요? 


◇ 김 대표: 사실 말씀 드렸다시피 아직 한국 시장은 CSV가 큰 영향력을 끼치진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정말 기업 고유의 핵심역량을 참 잘 활용한 사례다, 훌륭하다고 생각한 사례가 있죠. 교보생명의 간병인 사업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동네 이웃들 살림살이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 누군지 아세요? 화장품 방문판매인과 보험설계사예요. 보험설계사들이 돌아다니다 보면 꼭 보험을 들지 않아도 어느 집 사정이 딱한지 알게 되잖아요? 그런 어려운 집 실질적인 여성 가장들을 골라 내요. 또 우리나라가 간병인이 수요는 높은데 인품이나 전문성 둘 다 괜찮은 좋은 분 찾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이런 여성들에게 직업교육을 해서 그 간병인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 연결해주고 있더라고요. 보험회사만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아닙니까? 그분들이 사정이 좋아져서 보험가입 하려고 할 때 다른 회사 것 들겠습니까? 교보생명에서 들죠. 그리고 얼마나 주변에 홍보하겠습니까? 전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해요. 기업의 핵심역량을 이용한 CSV 사업. 연탄 나르고 이런 것도 참 훌륭하지만, 사실 본업과 연관이 되면 시너지가 나거든요.


◆ 필자: 하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보단 우리 기업만이 할 수 있는 걸로 CSV 사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김 대표: 그렇죠. 결국, CSV란 무한경쟁구도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브랜딩이에요. 돈 되는 핵심 사업을 버리고 CSV 체제로 전환을 할 수는 없죠. 그렇지만 CSV를 한다고 알려진 기업은 대중에게 차별화된 호감을 준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같은 값이면 나한테도 좋지만, 우리한테도 좋고, 나아가 내 자식한테도 좋은……. 그런 좋은 일하는 기업 물건 사주고 싶잖아요? 


◆ 필자: CSV는 아직 기업의 핵심사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시장이 그것을 요구할 때 롱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될 수 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덮으며


똑같은 가죽 가방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만 원, 다른 하나는 백만 원이다. 가격적으로 경쟁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소비자들은 백만 원짜리 가방에 더 열광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백만 원짜리 가방에는 명품 상표가 붙었고 만 원짜리에는 그게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가방의 본질이 아닌 그 이상의 무형적 가치를 산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형적 가치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지 오래다. CSV 역시 어느 날 갑자기 기업가들이 착해져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 앞으로의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김경준 대표.
녹색경영, 존경받는 기업, 상생과 같은 단어들이 눈길을 끄는 요즘, 소비자들은 점점 더 ‘착한 것’에 반응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분명 가까운 미래에는 CSV 사업이 이러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기업들의 핵심전략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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