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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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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는 기업이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 - 민희경 CJ 부사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21

[CSV 리더를 만나다]

■ CSV는 기업이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
■ 민희경 CJ 부사장/CSV본부장

 


▶ 들어가며


“참 신기해요. CSV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 ‘훌륭하십니다. 그런데 힘드시긴 하겠습니다.’ 이런 반응이에요. 돈 못 번다 이거죠. 그리고 안에서 실제로 CSV를 담당하는 동료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성과가 잘 안 나와도 원래 CSV는 돈 벌기 어려운 거라고 보고 편안하게 생각하는 거죠. 저는 이런 편견을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힘들다? CSV만 힘든 게 아니라 원래 모든 신사업은 다 힘든 거 아닌가요?
원래 돈 못 버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그런 일을 추진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요?
CSV는 결국 기업이 가장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혁신하고 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추진하는 겁니다. 기업가치와 사회가치를 동시에 증진시킨다는 대의도 있지만, 그 둘의 균형이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예를 들어 기업이 돈을 좀 덜 벌면서 사회에 공헌만 하는 식으로 된다면 결국은 지속되지 못 해요. 돈도 가장 잘 벌 수 있고 사회에도 가장 잘 공헌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CSV인 거죠.”


시원시원하고 거침없었다. CJ의 CSV 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있는 민희경 부사장(CSV본부장)은 대화를 무척 즐기는 사람이었다. 말할 때도 들을 때도 생기가 넘쳤고,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채로운 사례와 솔직한 생각을 계속 쏟아냈다.


민 부사장은 CSV를 둘러싼 세간의 잘못된 인식들(수익성이 없다든지)에 대해 특히 안타까워했다. 그런 인식의 극복이 없으면 진정한 혁신과 CSV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민 부사장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녀가 CSV에 대해 얼마나 강력한 확신과 선명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모든 편견에 맞서며 CSV를 기업의 미래를 위한 경영철학으로 조직 내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민희경 CJ 부사장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 일문일답


◆ 필자: CSV 본부를 운영하시고 관련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계신데요, 참 이런 저런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계실 것 같습니다. CSV가 요즘 가장 큰 화두이긴 하지만, 사실 말처럼 쉬운 길은 아니잖아요?


민희경 부사장(이하 ◇ 민 부사장): 저는 처음부터 이게 쉬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요즘 CSV 성공사례로 많이 소개되는 것들도 잘 살펴보면, 갑자기 1~2년 만에 딱 무슨 결과가 나온 건 없고 대부분 장기적으로 시간이 걸린 것들이거든요.


◆ 필자: 장기적으로요?


◇ 민 부사장: 네. 마이클 포터가 CSV를 처음 얘기한 게 2011년인데, 그 이후 즉 2011년이나 2012년에 시작해서 2013년, 2014년에 성공사례라고 발표한 건 하나도 없다는 거죠. 다 그보다 훨씬 전에 이미 시작된, 즉 CSV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사례들이 CSV라는 표현으로 새롭게 재발견된 경우인 겁니다.
예를 들어 CSV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유니레버만 봐도, 사실 이 회사는 1890년대에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사회와 환경에 주목을 해왔던 거거든요. 당시 사람들이 질병에 잘 걸리니까 ‘그 이유가 뭘까? 어떻게 하면 질병에 덜 걸리게 할까?’ 이런 걸 고민하다 잘 씻지 않아서 그런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깨끗이 씻을 수 있게 비누를 만든 거예요. 그리고 세제도 만들고요. 그래 놓고 또 보니까 이게 환경을 오염시킨단 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환경을 덜 오염시킬까를 고민하면서 또 제품을 개선하는 연구를 계속한 거죠. 그러니까 유니레버는 시작할 때부터 사회가치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기업가치를 추구해온 거죠.


◆ 필자: 음…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기업이 수익보다 환경 같은 사회 가치를 더 중요시한다는 건.


◇ 민 부사장: 더 중요시한다고 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어요. 기업가치 즉 기업의 수익을 포기하고 사회가치 즉 사회에 대한 공헌만 일방적으로 늘리는 게 아니에요. 그 둘을 같이 추구하는 거죠. 균형을 잡는 겁니다. 유니레버는 ‘사회에 공헌하지 않는 기업은 롱런할 수 없다’라는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균형잡기를 잘 해온 거고요. 저는 이런 게 바로 모범적인 CSV라고 생각해요.


◆ 필자: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은 지속적일 수가 없다… 참 모범적이고 맞는 말 같으면서도 진짜 그럴까 싶은 의구심도 듭니다. 현실을 보면 착한 사람이 꼭 성공하지는 않잖아요? 마찬가지로 좋은 뜻을 가지고 CSV를 한다고 다 잘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 민 부사장: 당연합니다. CSV 하니까 사람들이 알아줄 거고 당연히 성공할 거다~ 이렇게 생각해선 안 되죠. 그건 굉장히 안일한 거예요. CSV를 제대로 하려면 일반 사업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더 치열하게 혁신해야 하고 더 철저하게 고민해야 해요. 그런데 보통은 그런 생각을 안 하죠. 일종의 피해의식과 선민의식이 혼재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 필자: 피해의식과 선민의식이요?


◇ 민 부사장: 네. CSV는 원래 어려운 거다~ 다른 사람들은 돈 벌 생각만 하면 되어서 속 편한데 우리는 이렇게 어려운 거 해서 힘들게 고생한다~ 이런 식으로 피해의식을 갖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이게 다시 선민의식으로 바뀌기도 하는 거죠. 다른 사람들은 다 돈만 추구하는데 우리는 헐씬 더 고귀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버는 돈과 우리가 버는 돈은 차원이 달라~ 그러니까 좀 못 벌어도 괜찮아~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거죠. 저는 그런 인식들부터 다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필자: 그렇군요. CSV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인식에도 약간의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 민 부사장: 그렇죠. 물론 CSV를 보는 외부인들의 인식에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이상하게도 CSV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일반 다른 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구상해서 발표할 경우, 아무래도 처음엔 좀 엉성한 부분도 있고 미흡한 지점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할 때는 처음 발표하는 프로토 타입이라 미진한 거라고 생각하고 장차 보완해나갈 걸 기대해요. 그런데 CSV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면 프로토 타입 때부터 완벽한 기준을 요구하는 거죠. ‘이거 이런 점이 잘못되지 않았느냐? 그래서 돈 어떻게 벌려고 하냐? 역시 CSV라 돈 못 버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이에요. CSV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유독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거죠. 기본적으로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내부에서도 기가 죽어서 아이디어를 더 정교하게 다듬을 생각은 안 하고 그냥 기부한 셈치자면서 넘어가버리려는 거예요. 그렇게 지나가면 영원히 발전이 없죠.


◆ 필자: 굉장히 재미있는 현상이네요. 일반적인 비즈니스가 나쁜 일은 아니지만, 아무튼 가급적 사회에 좋은 방향으로 사업을 해보겠다고 내는 CSV 비즈니스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 말이죠. 상당히 피곤하시겠어요?(웃음)


◇ 민 부사장: 일견 그런 면이 없지 않지만, 결국은 ‘그럴수록 CSV로 가야 한다, CSV가 기업의 미래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 필자: 그건 무슨 뜻인가요?


◇ 민 부사장: 말씀하신 것처럼 CSV는 굉장히 힘든 목표이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는 훨씬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이노베이션이 확실히 받쳐줘야 해요. 예를 들어볼까요?
친환경 비누가 나왔어요. 그런데 이게 환경에는 좋은데 때가 잘 안 벗겨져요. 그러면 고객들이 이 제품을 쓸까요? 안 쓸까요?


◆ 필자: 음… 환경오염을 덜 시켜서 좋긴 해도, 비누 성능이 떨어져서 꾸질꾸질하게 다녀야 한다면 좀 곤란한데요…


◇ 민 부사장: 그렇죠. 당연해요. 아무리 사회에 공헌한다 해도 자신에게 효용이 충분치 않으면 안 쓰는 거예요. 선택 안 해요. 그러니까 친환경 비누를 만들었다고 CSV가 완성되는 게 아니고, 친환경인데 때가 더 잘 빠지거나 최소한 똑같이 빠지는 비누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그렇다고 가격이 확 비싸져서도 안 되고. 그러려면 당연히 기술혁신이 들어가야 하죠. 성분을 친환경으로 바꾸면서 성능을 올리는. 이렇게 CSV는 개념전환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그걸 뒷
받침하는 깊이 있는 혁신이 따라줘야 가능해지는 겁니다.


◆ 필자: 그렇겠네요. 고객들에게 ‘CSV 제품이니까 더 비싸게 사라’, ‘좀 손해를 감수해라’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 민 부사장: 맞습니다. 고객도 기업도 사회도 손해보지 않아야 해요. 모두의 가치가 함께 증대되어야 합니다. 연구를 하고 혁신을 하려면 단기적으로는 기업에서 많은 투자가 소요되지만, 그것도 장기적으로 가면 분명히 이익이 되어야 하고요.
그런데 중요한 건 이 혁신이라는 게 모든 사업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거예요. 혁신 없이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은 없잖아요? 혁신을 해도 이왕이면 아주 열심히 잘 해서 뚜렷한 경쟁력을 창출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CSV는 이런 혁신에 있어 아주 좋은 촉매제이기 때문에,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줄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다 보면 나중에 맨몸으로 달릴 때 훨씬 더 몸이 가벼운 것처럼, CSV라는 보다 도전적인 과제에 매달리다 보면 회사의 혁신능력과 창조성 등이 골고루 강하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 필자: 그렇겠네요. CJ의 CSV를 진두지휘하는 입장에서,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시는 영역은 뭔가요?


◇ 민 부사장: 여러 가지에 다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 자리를 빌어 하나 이야기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저희가 조미료를 만들잖아요? 다시다가 해마다 상당히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사실 조미료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아주 안 좋게 생각을 하시잖아요? 안 먹으면 좋고, 정 먹어야 한다면 화학성분 말고 쳔연원재료로 만든 조미료를 먹는 게 좋다고 하신단 말이죠.
그런데 이 문제도 좀 고민해볼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 바나나 맛을 나게 하려고 아무리 실제 바나나를 엄청나게 쏟아 부어도, 화학성분 아주 조금 넣은 것에 비해 그 맛이 덜 나요. 비교가 안 되요. 그럼 뭐가 문제냐? 가격이에요. 천연재료를 어마어마하게 넣은 조미료가 화학성분 조금 넣은 조미료보다 가격이 싸거나 비슷할 수가 없잖아요? 그럼 천연성분으로 만들 테니 훨씬 비싼 값에 조미료를 사드세요~ 이렇게 얘기하면 소비자들이 받아들일까? 아닐 것 같거든요. 일부는 그런 분들이 계실 수 있겠지만, 대다수는 아닐 거라고요.
그렇다면 조미료에 있어서 진정한 CSV라는 건 어떤 걸까? 천연성분으로 만든 맛은 떨어지고 비싼 조미료를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화학성분이지만 몸에 덜 해롭고 가격도 싼 조미료를 만들어 파는 게 소비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 아닐까요?


◆ 필자: 그렇군요. 재미있는 입장이네요. 기존 인식과 좀 다른.


◇ 민 부사장: 네. 그래서 어렵죠. 인식도 바꿀 수 있어야 하고, 혁신도 받쳐줘야 하고. 아무튼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CSV는 소비자, 기업, 사회 등등을 모두 고려하면서 가장 균형잡힌 방향으로 혁신을 지속해가는 도전의 길인 것 같아요.


◆ 필자: 이미 대답을 거의 하셨지만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이렇게 힘든 CSV, 왜 해야 하나요?


◇ 민 부사장: CSV 비즈니스야말로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이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뜻이 좋아도 돈을 못 버는 사업은 할 수 없죠. 그건 그냥 자선이고 사업이 아니니까요.
CJ의 모토는 Only One이에요. 남들이 하는 거 말고 우리 것을 만들자는 거죠. 그러려면 남다른 혁신이 필요하고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그때부터는 CSV가 아닌 게 없어져요. 장기적으로는 CSV 비즈니스와 일반 비즈니스의 구분이 없어지고, 모든 사업이 다 CSV화 될 수도 있겠죠.


▶ 덮으며


민희경 부사장과 대화를 하며 문득 공정무역 커피가 떠올랐다.
공정무역커피는 착취당하는 제3세계 커피농가 주민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신 소비자에게 조금 더 비싼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는 모델이었다. 대단히 좋은 취지에서 시작되었고, 덕분에 젊은 층을 필두로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꽤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맛, 서비스, 인테리어 등 일반 커피에 비해 나은 부분이 없으면서 가격만 비싸다 보니 점차 인기가 시들어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시작한다 해도, 소비자의 가치와 기업의 가치 그리고 사회의 가치가 균형있게 올라가지 않으면 비즈니스가 성립되지 못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민희경 부사장은 CSV를 비즈니스답게 정착시키기 위해 안팎으로 힘겨운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듯 보였다. 민 부사장의 이런 선구자적인 노력이,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초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과 비즈니스맨들에게 새로운 돌파구와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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