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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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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는 사회문제 해결 - 유창조 한국경영학회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5.02

[CSV 리더를 만나다]

■ 사회문제 해결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것, 그게 바로 CSV
■ 유창조 한국경영학회장(동국대 경영대 교수)

 

 


▶ 들어가며

"테슬라요."
신선했다. CSV의 모범 사례를 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유창조 한국경영학회장은 네슬레가 아닌 테슬라를 말했다.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CSV의 모범 케이스라고?

"생각해보세요. 휘발유차, 경유차가 환경을 엄청나게 망치고 있으니까, 더 이상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기자동차를 개발한 거잖아요? 그런데 테슬라는 우리가 좋은 일 하니까 사주세요~ 이러지 않고 애플의 아이폰처럼 너무나 세련된 이미지와 품격을 확보했죠. 좀 잘나간다 하는 사람은 다 테슬라를 타고 싶어서 지금 제품도 안 나왔는데 벌써 예약구매하고 돈을 입금시키잖아요? 3일만에 25만 명이 예약했는데, 그게 금액으로 치면 10조원이에요. 엄청난 거죠. 이 이상 멋진 CSV 성공사례가 있을까요?"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었다.

CSV에 대한 오랜 연구로 남다른 인사이트를 자랑하는 유창조 한국경영학회장(동국대 경영대 교수)과의 인터뷰는 답변 하나하나가 새롭고 흥미로웠다. 전통적인 사회공헌이 어떻게 CSV로 발전됐는지, 앞으로 CSV는 어디로 갈 것인지 등 전체 맥을 꿰뚫어주는 유창조 회장의 통찰력 넘치는 인터뷰를 만나보자.

▶ 일문일답

◆ 필자: 제가 항상 CSV 리더 인터뷰의 시작을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CSV 개념은 무엇입니까?'로 하고 있는데, 교수님께도 그걸 먼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 유창조 교수(이하 유 교수): CSV 즉 Creating Shared Value에서 Shared Value라는 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교차되는, 맞닿는 지점을 말하는 거잖아요?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회적 가치도 높아지는, 또는 반대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경제적 가치도 생기는 그런 부분을 찾아내자는 거고, 상당히 시대적 흐름에 맞는 그런 개념이라 할 수 있죠.

◆ 필자: 그래서 그게 기존의 사회참여 활동과 어떻게 다르냐, 또는 기존의 기업 활동과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이 많이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 유 교수: CSV가 나오기까지의 흐름을 짚어보면 시작은 사회공헌이었죠. 기업이 창출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주장과 함께, 고아원 양로원에 물품을 보내주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집을 지어주거나 하는 활동들이 많이 일어났죠.

◆ 필자: 그게 사실, 주주 입장에선 솔직히 좀 싫을 수도 있지 않나요? 기업이 돈 많이 벌어서 주가가 오르면 좋겠는데, 이윤을 연구개발에 안 쓰고 사회공헌에 쓴다면 말이죠.


◇ 유 교수: 그렇죠. 그래서 사회공헌을 왜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와 연구가 많이 나오게 되는데, 대표적인 게 지속가능경영입니다. 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집중적으로 고민한 건데, 그 안에는 환경경영이라든지 윤리경영이라든지 하는 파트들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사회공헌도 중요한 파트 중 하나로 꼽혔죠. 사회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기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봤고, 그 수단이 사회공헌이었던 거죠.
그러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 이론이 등장했어요. 과거엔 주주 이익의 극대화가 기업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는 거죠.


◆ 필자: 이해관계자라고 하면 누가 들어가나요?


◇ 유 교수: 좁게 보면 협력사나 금융기관 등이고 넓게 보면 고객, 정부 등 사회 전체가 포함될 수 있겠죠. 아무튼 이 이론도 결국 착한 기업, 사회와 우호적인 기업에 대한 것이고, 그로 인해 장기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그런 가정이 깔려있는 거죠.


◆ 필자: 착하게 살면, 두루 친하게 지내면 잘될 것이다~ 뭐 그런 거네요?


◇ 유 교수: 그렇죠. 그 이후에 등장한 건 전략적 사회공헌입니다. 학자들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연구해보니까 기업의 전문성과 사회공헌활동 두 가지가 도출되었거든요. 즉 사회공헌활동이 재무성과로 이어지니까 이 부분을 전략적으로 잘 설계하면 성과를 더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거였죠.


◆ 필자: 말씀하시는 전략적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유 교수: 기업의 전문성 또는 역량을 강화하는 사회공헌활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성인 대상 제조업을 하는 회사가 고아원에 기부하는 건, 좋은 활동이긴 하지만 기업의 전문성과는 별 연결점이 없습니다. 수혜대상이 기업의 타겟고객층도 아니고요. 그러면 이 사회공헌활동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의 전문성 강화나 재무성과 향상 정도는 크지 않겠죠. 반면에 자신들의 타겟고객인 성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을 도와주는 사회공헌활동을 한다면, 타겟고객 사이에서 기업에 대한 호감도나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전문성 강화와 성과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지 않겠어요? 이런 거죠. 같은 돈을 써서 좋은 일을 하더라도 이왕이면 더 효과가 큰 곳에 투자하자는 것.


◆ 필자: 음... 보통은 사회공헌이라고 하면 소외계층을 생각하는데, 그거랑 다른 관점이네요?


◇ 유 교수: 그게 사회공헌활동을 할 때 임팩트라든지 이미지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연히 그런 어려운 계층으로 집중되었던 건데, 마냥 그렇게 하는 게 현명한 일이냐에 대한 반론이 제기된 거죠.


◆ 필자: 사례를 좀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전통적 소외계층이 아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 유 교수: CJ에서 2009년에 저단백햇반(햇반 저단백밥)이라는 상품을 내놨어요. 이름 그대로 단백질이 적게 들어간 밥인데, 이걸 개발한 이유가 있습니다. 페닐케톤뇨증(PKU)이라고 해서 선천적으로 단백질을 잘 분해하지 못 하는 체질을 지닌 사람들이 계신데, 이 분들은 고기, 콩, 달걀 이런 걸 못 먹거든요. 거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죠. 그래서 이 병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CJ의 한 직원이 회사에 이런 건의를 했고, 그게 받아들여져 이 저단백햇반이 탄생한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시장성이에요. 페닐케톤뇨증 환자는 국내에 200명 정도밖에 없거든요. 외국으로 나가면 조금 더 있겠지만, 그래도 생각해보세요. 개발하고 상품화하고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생각해보면 시장성이 있겠습니까? 물어보니까 개발비가 8억 들었다는데 예상연간매출이 5,000만원이에요. 수십 년 지나야 원금이 회수되는 거죠. 그러니 숫자로 본 투자대비효율은 무척 낮지만, 그래도 했어요. 첫째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고, 둘째는 이 활동으로 인해 CJ에 대한 고객들의 호감과 신뢰가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 거죠.
 
◆ 필자: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 유 교수: 스토리가 알려지고 난 후 햇반 전체의 매출이 상승했습니다. 일부는 환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이 밥을 사먹는 경우가 나오기도 하구요. 그리고 기대한 대로 신뢰가 향상됐죠. '아! CJ는 저단백햇반을 만들 정도로 기술력이 좋구나! 진짜 실력이 있구나!' 이런 신뢰. 이건 사회공헌이 기업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로 이어진 모델 케이스라 할 수 있겠죠.


◆ 필자: 그렇군요.


◇ 유 교수: 다른 케이스도 있어요. SK텔레콤이 전통시장에 와이파이 망을 깔아주는 활동을 했는데, 이런 것도 전략적 사회공헌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필자: 왜요?


◇ 유 교수: 비용이 적게 들어가니까요. 다른 활동에 비해 무선인터넷 망을 설치하는 건 SK텔레콤에게 너무 쉽고 싸게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자기네 전문영역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또 받아들이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이해가 가고 신뢰도 가죠. 화장품 회사나 자동차 회사에서 무선인터넷 깔아준다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그러니 이런 활동은 돈은 돈대로 절약하면서 신뢰도도 높이고 효과도 크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회공헌이라고 평가할 수 있죠.


◆ 필자: 상당히 타당성이 있네요. 그러면 이런 전략적 사회공헌이 발전해서 오늘날의 CSV로 이어진 건가요?


◇ 유 교수: 꼭 그런 건 아닌데... 사실은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대로 이런 기존 개념,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든지 이해관계자이론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연구했던 학자들은 CSV를 많이 비판하기도 해요. 기존 개념에서 이미 다 나와있던 것들인데, 용어만 바꾼 거 아니냐? 달라진 게 뭐냐?


◆ 필자: 달라진 게 없다?


◇ 유 교수: 그리고 CSV는 기업의 본질을 가려주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공격도 있고요. 예를 들어 코카콜라가 아무리 CSV 활동 열심히 해도, 결국은 몸에 해로운 거 만들어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곳 아니냐? 그런데 CSV 좀 한다고 거기에 면죄부를 주면 되겠느냐 이런 공격들.


◆ 필자: 음... CSV가 기업활동의 본질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따라다닐 공격이겠네요.


◇ 유 교수: 그래서 저는 요즘 누가 CSV의 사례를 들어달라고 하면 테슬라를 얘기해요.


◆ 필자: 테슬라요? 전기자동차 만드는?


◇ 유 교수: 네. 저는 테슬라의 사업 취지 자체가 너무나 모범적인 CSV라고 봐요. 휘발유차, 경유차가 환경을 엄청나게 망치고 있으니까, 더 이상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기자동차를 개발한 거잖아요. 그런데 단순히 좋은 의도에 그치지 않고 애플처럼 너무나 세련된 이미지와 품격을 확보했죠. 좀 잘나간다 하는 사람은 다 테슬라를 타고 싶어서 지금 제품도 안 나왔는데 벌써 예약구매하고 돈을 입금시키잖아요? 3일만에 25만 명이 예약했는데, 그게 금액으로 치면 10조원이에요. 엄청난 거죠.


◆ 필자: 아~ 그렇네요. 선한 의도로 시작한 사업인데 특별한 엣지까지 갖추었으니 정말 환상적인 케이스가 되겠군요. CSV 하면 맨날 네슬레만 얘기하는데, 테슬라를 말씀해주시니까 훨씬 새롭네요.


◇ 유 교수: 네,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 맞닿는 지점, 그게 저는 CSV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 필자: 하나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CSV나 CSR의 기본 전제는 소비자들이 윤리적인 기업을 좋아하고 비윤리적인 기업에는 준엄한 심판을 내린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이나 기업인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해서 지탄받는 경우가 많았고, 또 그게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조금 지나면 흐지부지되어서 다시 원상복귀하고 그렇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어서요.


◇ 유 교수: 그 비윤리적인 행동이 어떤 성격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행동이었다면 그건 치명적이고 회복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고 생각하고요, 의도가 없었고 실수였다면 조금 심판하다가 그 기업이 반성하고 다시 열심히 하면 봐주고... 그러는 거 아닐까요? 고의로 아주 나쁜 행동을 하는 기업은 우리 소비자들이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 필자: 고객 아니 우리사회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가지고 계시군요. (웃음)


◇ 유 교수: 확실한 건, 사회 가치를 또는 고객의 가치를 훼손시키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은 없다는 거예요. 그건 분명합니다.


◆ 필자: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이 성장할 수는 없다는 거죠?


◇ 유 교수: 그렇죠. 그래서 과거 경영학 교과서가 기업의 목적을 이윤창출이라고 기술했다면, 이제는 사회공헌이라고 바뀔 수밖에 없는 거예요. 더 정확히 말하면 아까 얘기했다시피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돈을 버는 것, 즉 사회가치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고, 그걸 한마디로 하면 CSV인 거죠. 앞으로는 CSV가 아닌 비즈니스는 존재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 덮으며

국제학회에서 어떤 학자가 CSV를 설명하면서 유명한 모 사 사례를 들었다. 그러자 강연을 듣고 있던 한 인도인이 손을 들고 이렇게 항의했다고 한다.
"제발 모 기업 이야기 좀 그만할 수 없을까요? 실제로는 그 정도로 효과적이거나 여파가 크지도 않았고 여러 숨겨진 부분이 있는데, CSV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인도가 모 기업으로부터 엄청난 수혜를 입은 것처럼 언급되니 솔직히 불편하고 불쾌합니다."
그 인도인 한 명만의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알려진 것과 현실이 다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했다.

CSV가 더 정착되고 발전하려면 계속해서 최신 성공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다. 유창조 경영학회장 덕분에 'CSV란 사회문제 해결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명쾌한 정의를 알게 됐으니, 이제 테슬라를 비롯해 수많은 CSV 모델을 발견하고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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