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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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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SV는 기업이 이윤창출에만 집중해도 사회적 이슈가 해결되는 것 - 김정훈 필츠코리아 대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1.25

[CSV 리더를 만나다]


■ CSV는 기업이 이윤창출에만 집중해도 사회적 이슈가 해결되는 것
■ 필츠코리아 / 김정훈 대표이사
 

 


▶ 들어가며


" 작년 기준(2014년, 인터뷰 시기 2015년)으로 전경련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30대 기업 근로자 10명중 5명은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다수의 일터에서는 하루에 5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부상을 당하는 사람은 250명 정도되고요. 경상을 당하는 사람까지 치면 몇 천 명으로 올라가죠. 정말 비극 아닙니까? 이렇게 많은 가장들이 또 자녀들이 산업현장에서 다치고 죽고 있다니."


그는 눈빛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저희는 이 비극을 예방하는 일을 합니다. 현장을 안전하게 만드는 모든 시스템 프로덕트와 솔루션을 제공하죠. 우리가 이윤창출을 할수록 사회가 더 안전해집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업의 의미에 대한 강력한 확신, 필츠코리아 김정훈 대표와의 만남에서 가장 뚜렷하게 남은 인상이었다. 모든 회사가 자신들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겠지만, 필츠는 남달랐다. 산업안전(Occupational Safety)이라는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그 정도가 특별했다. 그들은 진심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사명감과 소명의식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필츠코리아 김정훈 대표가 생각하는 CSV는 무엇일지 알아보도록 하자.


▶ 일문일답


◇ 김정훈 대표(이하 김 대표): 먼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동안 CSV 리더들을 많이 만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던가요? 지금까지의 인터뷰들을 통해 느낀 CSV의 개념은 무엇인가요?


◆ 필자: 보통 저희가 질문을 하며 시작하는데, 역으로 질문을 받는 경우는 처음이네요.(웃음) CSV 개념은 인터뷰를 시작하는 저희의 공식질문이기도 한데요.


◇ 김 대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요.(웃음)


◆ 필자: 네. 아직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완전히 정립된 개념이 아니다 보니 각자 조금씩 다르게 이해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대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이 있고요. 기업가치 즉 이익과 사회가치 즉 공헌을 함께 달성하는 것이 CSV다 정도로 대부분 인지하시는 것 같은데요?


◇ 김 대표: 그렇군요. 저도 비슷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마 개념에 대한 이해 여부 보다도 그걸 실천하는 방식이라든지 의지라든지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겠죠.


◆ 필자: CSV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 같아서, 오늘 인터뷰가 기대됩니다.(웃음) 우선 필츠가 어떤 회사인지 좀 설명해주시겠어요? B2B 중심 비즈니스를 하고 계셔서 대중들에겐 다소 낯설 수도 있을 듯해서요.


◇ 김 대표: 저희는 산업안전(Occupational Safety)에 대한 서비스와 제품 그리고 교육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기업 대상으로 마케팅/영업 활동을 하고 있고요, 기계류의 제조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게 업입니다.


◆ 필자: 산업안전이라...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좋은 환경인가요?


◇ 김 대표: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법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산업안전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극명한데요, 예를 들어 독일과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차이가 3배 미만인데 산업안전분야 시장규모는 몇 백배 차이가 납니다. 그만큼 근로자들이 더 위험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거죠.


◆ 필자: 그렇게나 차이가 나나요?


◇ 김 대표: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죠. OECD자료 중에 사고 사망만인율이라는 게 있어요. 1만 명당 사고사망자 비율인데, OECD 국가들 중에 비교해보면 독일 등 선진국은 약 0.16 즉 1만 명 중 16명이 죽는다면 우리나라는 약 0.73 즉 73명으로 거의 4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GDP가 우리나라 보다 낮은 터키와 칠레도 0.45, 0.59입니다.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하는 나라로서 현재 대한민국의 안전수준은 매우 미비합니다.


◆ 필자: 심각하네요.


◇ 김 대표: 사망자만 따져봐서 그렇지, 부상자까지 보면 더 심각합니다. 하인리히의 법칙에 따르면 사망자 숫자에 29를 곱하면 중상자 숫자가 나오고, 거기에 다시 300을 곱하면 경상자 숫자가 도출됩니다. 계산해보시면 매년 아니 매일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있다는 거죠. 오늘도 또 내일도요. 그래서 저희가 열심히 일하는 겁니다. 저희가 한 기업이라도 더 설득해서 하루라도 더 빨리 안전시스템을 도입하면 그만큼 죽고 다치는 사람들이 감소하니까요.


◆ 필자: 사명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 김 대표: 모 제철소를 2011년에 찾아갔어요. 공장 환경에 이러이러한 위험요소가 있으니 개선 및 보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에 가장 위험한 일부 구간에 안전시스템과 안전작업절차를 갖추기로 결정이 되었는데, 안타까운 건 그 의사결정을 내리는 동안 약 14명정도가 더 죽었다는 겁니다. 다친 사람은 셀 수도 없고요. 이런 부분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저희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빠르면서도 철저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한 대가로 부상을 입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 필자: 도입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타이밍을 당기는 것 역시 상당히 중요한 문제네요.


◇ 김 대표: 그래서 직원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요. 우리가 열심히 일할 수록 세상이 더 좋아지는 거니까, 열심히 하자고.(웃음)


◆ 필자: 구체적인 절차랄까요? 실제로 어떻게 안전환경을 만드시는지 궁금하네요.


◇ 김 대표: 보통 이런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우선 계약이 되면 필츠의 전문 컨설턴트들이 현장을 방문합니다. ISO(국제표준화기구)나 IEC(국제전기표준회의)에서 표준화된 지침(Directive)과 기준(Standard)을 숙지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철처하게 현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서 발생 가능한 모든 위험과 시나리오를 추출해 냅니다. 그렇게 면접 등 조사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정리해서 수천 수만 장의 리포트들이 모이면, 그걸 다시 집대성해서 위험성 수준에 따라 다섯 등급 정도로 나눕니다. 그리고 고객에게 제안합니다. 가장 위험한 것만 막을 건지, 중간수준까지 커버할 건지 등등. 그 정도에 따라 도입할 시스템이나 전체 비용이 달라지니까요.


◆ 필자: 그렇겠지요.


◇ 김 대표: 그 다음은 필요한 시스템과 솔루션을 구성합니다. . 예를 들면 작업자가 용광로에 고의적으로 뛰어들거나 기계에 물건을 집어넣으려고 해도 시스템적으로 모든 상황을 방지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겁니다.


◆ 필자: 아! 주의하면 안 다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칠 수가 없게 한다는 건가요?


◇ 김 대표: 네. 그런 수준으로까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사고가 안 나니까요.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고를 줄이는 게 아니라 안 나게 하는 겁니다. 아무튼 그렇게 시스템을 만든 후 정말 유효한지를 안전 규정에 맞춰 확인(Validation)해요. 그렇게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면 이제 그 공장은 공히 안전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 필자: 참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은데, 기업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좋아하나요?


◇ 김 대표: 아직은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산업안전을 비용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이게 잘 따져보면 비용이 아니라 이익을 가져오는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 필자: 어떻게요?


◇ 김 대표: 근로자가 사망하는 건 개인과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이 슬픈 일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도 큰 손해거든요. 피해보상금뿐만 아니라 공정라인정지로 인한 손해금액, 기업이미지 실추라든지 동료근로자들의 의욕 저하로 인한 생산성 감소 등등 경제적으로 따져봐도 피해가 막심해요. 그걸 사전에 예방하는 건 아주 큰 투자가치가 있죠.


◆ 필자: 음...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겠네요. 전 사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좋은 일인데 다분히 감성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개인적으로 CSV가 잘 이루어지려면 숭고한 이상과 냉정한 이기심(?)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돈이 확실히 되어야 이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 대표: 그렇죠. 저희는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익창출이라는 것이 매출을 올리는 것도 있지만 비용을 줄이는 것도 마찬가지 효과니까요, 산업안전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야말로 CSV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의미 있는 일로 수익을 창출하는 업 말입니다.


◆ 필자: 음... 그 부분은 다른 기업에서도 좀 할 말이 있을 것 같아요. 모든 기업들이 다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의미부여를 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술이나 담배를 만드는 회사들도 우리는 국민들 건강 나빠지라고 이 일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진 않을 거란 말이죠. 힘든 세상 살면서 얼마나 지치셨습니까? 이걸로 스트레스 쫙 푸시고 더 활기차게 삶을 사십시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갖지 않을까요?(웃음)


◇ 김 대표: 그런 의미부여도 물론 가능하겠지만(웃음) 그래도 업 자체가 사회공헌적인 성격이 강하면 그에 대한 공감의 정도가 더 쉬워질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서 의미 되는 것과 딱 봐도 이해 가는 것은 좀 차이가 있을 테니까요.


◆ 필자: 그렇네요.


◇ 김 대표: 저는 업 자체가 사회공헌적인 성격이 있는, 논란 여지가 없는 CSV가 점점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 필자: 필츠의 사업은 확실히 논란 여지 없는 CSV가 맞는 것 같습니다.(웃음)


◇ 김 대표: 저희도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아까 법적/제도적으로 약한 부분을 말씀 드렸지만, 사실은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의식도 많이 부족해요. 저희가 구축한 안전시스템을 불편하다고 해제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거든요.


◆ 필자: 시스템을 끈다고요? 왜요?


◇ 김 대표: 불편하다는 거예요. 일하는데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는 거죠.


◆ 필자: 그러다 다치면?


◇ 김 대표: 그러니까요. 그래서 그러지 마시라고 잘 설명하고 교육도 많이 하고 그러죠. 그래서 산업안전에 대해서는 정부기관들부터 시작해서 일선 근로자들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이해가 깊어져야 할 것 같아요.


◆ 필자: 필츠코리아는 주로 산업안전 관련 컨설팅을 하는 건가요?


◇ 김 대표: 컨설팅, 하드웨어 그리고 안전에 대한 교육 이렇게 세 개 비즈니스가 있습니다. 특히 교육에서는 Pilz가 주관하고 TUV NORD에서 인증서를 발행하는 CMSE(Certified Machinery Safety Expert: 국제기계류안전전문가) 자격증 코스가 있습니다. 글로벌하게 인정되는 자격증이어서 각 기업 담당자들이 많이 와서 교육을 받고 시험에도 응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는 1000여 명에게 자격증을 발급했습니다.


◆ 필자: 사업이 날로 번창하면 좋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필츠가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사회가 안전해지고 좋아지는 것 같으니까요.


◇ 김 대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덮으며


인천공항은 많이들 가봤겠지만 기계실에 들어가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김정훈 대표에 따르면 공항 밑에 지하 4개 층이 더 있는데, 그곳에선 영화 몬스터주식회사에 나오는 장면처럼 엄청난 수의 수화물들이 수천킬로미터 수화물 운송 벨트를 돌며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그 안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회사가 바로 필츠다.


김정훈 대표는 경영자로서 보기 드물게 소년 같은 얼굴과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건 아마도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는 강한 확신에서 피어난 즐거움 때문이지 않을까?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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