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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리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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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리더란 문제를 던지는 사람 -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6.08

[CSV 리더를 만나다]

■ 리더란 문제를 던지는 사람
■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 들어가며


자존심 있는 기업인. 강태선 회장에 대한 인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랬다.


그는 산악인 출신 기업인이다. 많은 아웃도어 회사들이 산악인에 의해 창업되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혀 다른 회사로 넘어가거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데 반해, 강 회장은 여전히 경영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산악인 특유의 뚝심과 오너로서의 자신감이 어우러져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형성해왔고, 그 결과 블랙야크라는 굵직한 기업을 키워냈다. 블랙야크는 2014년 1조 매출 달성이 기대되는데, 이는 국내 1등은 물론이고 글로벌에서도 탑클래스 수준이다.


강 회장은 사업가라는 표현보다 기업인이라는 표현이 훨씬 잘 어울린다. 사업가는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가리지 않고 하는 느낌이 들지만, 기업인은 자신만의 업을 세우고 그걸 키워가는 길을 꿋꿋하게 걷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자존심과 고집 그리고 강렬한 도전정신으로 자신만의 길을 일궈온 강태선 회장을 만나보자.


▶ 일문일답


◆ 필자: 산악인 출신 기업인이라는 타이틀로 회장님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다른 아웃도어 회사들은 CEO가 산악인이 아닌가요?


◇ 강 회장: 외국의 다른 아웃도어 회사들도 처음엔 산악인들이 창업했어요. 초창기엔 옷 말고 주로 장비로 시작했죠. 산악인들이 산에 다니다 보니 맨몸으로 못 오르는 곳들이 나타나서 여기에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들었던 겁니다. 주로 건설안전장비 만드는 곳 찾아가서 그림 그려주고 자기들이 망치질 해서 만들고 그러다가, 그게 점점 수요가 생기면서 사업화를 시작했죠. 그렇게 등산장비 쪽이 먼저 사업화되었고, 그러다가 옷도 하나의 장비로서 필요성이 요구되어 의류 사업도 시작되었습니다. 블랙야크도 1974년에 장비(동진산악)로 시작했다가 의류 쪽으로 확장한 경우죠.
그런데 그렇게 시작한 여러 회사들이 나중엔 한계에 부딪혔어요. 산악인 창업주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잘 적응을 못 하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사를 키워내지 못 한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다른 회사에 넘어가고 경영자도 산악인 출신이 아닌 사람들로 바뀌었습니다. 노스페이스나 마모트 같은 회사들도 다 다른 곳으로 넘어갔고, 이제 산악인 출신 창업주가 남아있는 곳은 우리를 제외하면 판타고니아 정도입니다. 그 판타고니아도 요즘 내놨다는 소문이 돌고요.


◆ 필자: 산악인들이 경영에 실패한 이유는 두 분야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회장님은 산악인 출신 기업인으로서 성공하기 위해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을 것 같습니다.


◇ 강 회장: 노력이야 많이 했죠. 항상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연구할 수밖에 없었죠. 그건 저뿐만 아니라 생존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 필자: 회장님의 리더십이 궁금합니다.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아서요. 직원들을 어떻게 이끄십니까?


◇ 강 회장: 저는 리더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질문을 계속 던져주는 사람.


◆ 필자: 질문이요?


◇ 강 회장: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실적이 나빠졌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럼 직원들을 불러서 물어볼 것 아닙니까? 그때 ‘왜 이렇게 매출이 안 나오나?’ 이렇게 물으면 나오는 대답이 뻔합니다.


◆ 필자: 뭐라고 답하나요?


◇ 강 회장: 딱 3가지예요.
첫째, 불경기라서 그렇습니다.
둘째, 경쟁업체가 마케팅 비용을 너무 많이 써서 밀려서 그렇습니다.
셋째, 저는 잘했는데 다른 부서에서 협력을 제대로 못 해줘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남 탓, 환경 탓만 하거든요. 이렇게 물으면 절대 답이 안 나와요. 다르게 물어야 해요.


◆ 필자: 어떻게 물으시나요?


◇ 강 회장: 지금 경기가 안 좋은데, 이 상황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이 뭐가 있을까?
경쟁업체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던데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서간 협업에 좀 곤란함이 있는 것 같은데, 이를 더 원활하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이렇게 문제를 제시하면 직원들이 그 답을 찾아내려 노력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직원도 회사도 함께 성장하고 앞으로 굴러가는 것이죠.
문제를 던지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리더가 문제를 던지지 않고 늘 자기 생각대로 시키기만 하면, 조직 전체에 한 사람의 생각만 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직원이 많아도 결국 혼자 일하는 거나 다름 없어요. 함께 일해야 하고, 그러려면 맡겨야 합니다. 그리고 잘 맡기려면 좋은 문제 좋은 숙제를 적절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 필자: 리더란 문제를 던지는 사람이다… 추상적인 질문인데 재미있는 대답을 해주셨네요. 그럼 내친 김에 추상적인 질문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경영이란 무엇인가요?(웃음)


◇ 강 회장: 저는 경영을 자전거 타기에 주로 비유해요.


◆ 필자: 자전거요?


◇ 강 회장: 자전거를 타보면 어떻습니까?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가고 안 밟으면 멈추죠? 그런데 페달을 너무 빨리 밟으면 속도가 붙어서 위험하고, 너무 안 밟으면 추진력을 잃어서 뒤처지거나 넘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며 계속 페달을 밟아주는 게 중요하죠. 때로는 오르막길도 만납니다. 그럴 때는 앉아서가 아니라 일어서서 평소와 달리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반대로 내리막길을 만나면 가만히 있어도 잘 나가죠.
어떻습니까? 경영과 너무 유사하지 않나요?


◆ 필자: 음… 듣고 보니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들이 있네요.


◇ 강 회장: 그래서 저는 경영도 자전거 타기처럼 결국 자신만의 적절한 페이스, 알맞은 밸런스를 유지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가 뭐래도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계속 조직 내에 새로운 비전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면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지속경영, 지속성장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필자: 누가 뭐래도… 자존심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표현이네요. 다른 자리에서도 기업인으로서의 자부심에 대해 많이 얘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장사치가 되지 않겠다, 기업인이 되겠다 이런 말씀을 종종 하신다고 하던데, 그게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 강 회장: 사업을 하는 형태를 보면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있는 걸 가져다 파는 경우가 있고, 없는 걸 만들어서 파는 경우가 있죠. 그 동안 우리나라를 보면,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들도 마찬가지인데, 대기업들이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서 파는 경우가 많았어요. 직접 만들어 팔 생각은 안 하고 편하게 라이선스 사업만 하는 거죠. 그런데 이러면 일정 수준 이상 성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만의 브랜드가 안 생기니까요. 돈 많고 인력 많은 대기업들이 이런 개발 노력을 해야 할 텐데 안 하니까, 우리 브랜드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 손에 꼽는 거죠.
아웃도어도 그렇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가지고 가면 외국에서 인정을 안 해줬어요. 그래서 글로벌로 나가도 꿀리지 않는, 오히려 외국 브랜드들을 압도하는 진짜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만의 브랜드를 키워내서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싶었던 거죠. 제게는 또 하나의 등정이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것만 등정이 아니고 이런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도 등정이니까요.


◆ 필자: 음… 너무 좋은 말씀이지만, 사실 가시밭길이지 않습니까?


◇ 강 회장: 가시밭길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죠. 해볼 만한 일이고요. 그래서 우리는 중심을 자체 브랜드 개발, 자제 상품 개발에 두고 지금껏 그런 노력을 중점적으로 기울여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었죠. 단적인 예로 ISPO를 들 수 있어요.


◆ 필자: ISPO가 뭔가요?


◇ 강 회장: ISPO는 아웃도어의 올림픽 같은 행사입니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2,000여 개 회사가 참가하는 대형 박람회거든요. 독일에서 열리는데, 여기엔 정말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모든 아웃도어 기업들이 참가를 합니다.
ISPO는 전시공간이 A, B, C 세 구역으로 나눠져 있어요. A라인과 B라인은 글로벌 브랜드 즉 유럽과 미국 브랜드들만 들어갈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처음 갔을 때 C라인에 배정을 받고 2년간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참가하면서 보니까 A, B라인과 C라인은 하늘과 땅 차이예요. 백화점 명품관과 일반시장 수준의 차이가 나는 거죠. 그래서 우리도 좋은 라인에 입점시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B라인 1번이 비전홀이라고 해서 아주 공간이 끝내주는 거예요. 이왕이면 거기에 넣어달라고 했죠.
처음엔 이런 요청을 하니까 주최측에서 웃었습니다. 비전홀은 아시아 브랜드는 물론이고 미국 브랜드도 안 받아주는 곳인데, 즉 정통 유럽 브랜드만 소개하는 곳인데, 여기에 블랙야크가 어떻게 오냐는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가 갖은 노력을 기울여 강력히 요청했고, 그래서 올해 1월 결국 조건부로 B라인 비전홀에 처음으로 입성했습니다. 조건부라는 건 뭐냐면, 일단 한 번 넣어주긴 하는데 만약 이번에 평가가 안 좋으면 내년부터는 다시 C라인으로 가야 한다는 거였죠.


◆ 필자: 대단한 쾌거였겠군요.


◇ 강 회장: 그랬죠. 일단 입성만으로도 대단한 성취였는데, 더 멋진 일이 생겼습니다. ISPO는 행사 이틀째에 만족도조사를 하는데, 여기에서 우리가 인테리어 부문 전체 3위를 한 겁니다. 2,000여 개 업체에서 3위라니, 엄청난 일 아닙니까? 그러니까 주최측에서도 와서 자기 일처럼 기뻐하더라고요. 내년부터는 더 멋지게 공간을 얻어 더 많은 특급 바이어들에게 블랙야크를 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필자: 그렇군요. ISPO 비전홀 입성과 전체 3위를 차지한 것은, 블랙야크가 아시아 브랜드 나쁘게 말하면 변방 브랜드라는 설움을 이기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겠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강 회장: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탑클래스, 더 나아가 글로벌 No.1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 일환으로 NAU라는 미국 아웃도어 기업을 인수했고, 해외공장도 확보도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이나 유럽 쪽에서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요.


◆ 필자: 오늘 CSV 리더를 만나다라는 테마로 회장님을 인터뷰하는 건데, CSV라는 게 기업가치와 사회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블랙야크는 여러 CSV적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지만, 그것들을 떠나서 블랙야크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아시아 그리고 한국기업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사화가치 증대가 아닐까 싶네요. 꼭 그 꿈을 실현하시면 좋겠습니다.


◇ 강 회장: 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 덮으며


본문에 소개하지 않은 재미있는 질문과 답변이 하나 더 있었다. 유독 한국에서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큰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강 회장은 위탁판매 덕분이라고 했다. 일견 이해가 잘 안 갔다. 위탁판매는 매장에서 일단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갔다가 팔린 값만 지불하고 안 팔린 물건을 다시 반품하는 형태로, 통상적으로 제조사에 불리한 형태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외상으로 주니까 매장들이 부담 없이 물건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판매하기 위해 엄청난 마케팅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렇게 해서 바람을 일으키고 탄력을 붙여 많은 물건들을 판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럽은 위탁판매가 아니고 사입 형태여서 시장이 쉽게 커지질 않습니다. 매장들이 부담이 되니까 물건을 많이 가져가질 않아서 한계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은 위탁판매여서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시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정말 좋은 일입니다.”
같은 조건을 두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느낄 수 있는 답변이었다.


강태선 회장이 자신만의 기업가정신으로 새롭게 만들어낼 또 다른 쾌거들이 기대된다.


▶ CSV 소사이어티 소개


CSV 소사이어티는 정부/기업/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동반성장위원회/매일경제가 함께 출범시킨 모임입니다. 한국의 대표기업들과 학자들이 모여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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