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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시아 CSV에 대한 담론과 한국CSV의 미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1.14
첨부파일 한국 CSV의 미래_Rebecca Chunghee Kim.docx (38.15 KB)

아시아 CSV에 대한 담론과 한국CSV의 미래

레베카 김정희
리츠메이칸아시아태평양대학교 교수
리츠메이칸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센터장 (chunghee@apu.ac.jp)

맥주와 CSV
맥주를 마시면 행복해지십니까? “Changing local pride into flavor” 이것은 일본의 맥주로 유명한 기린홀딩스의CSV와 연계한 한 맥주제품의 슬로건이다. 얼마 전 기린의 CSV부서 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할 기회를 가졌었다. 많은 일본의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기린이 선두적으로 CSV를 기업의 전략으로 추진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생존”과 긴밀한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는 본인에게 CSV의 존재이유와 미래에 대한 많은 질문과 숙제를 안겨주었다. 아래는 기린 CSV 담당자의 의견이다.  

 

“CSV를 우리 비즈니스의 주요전략으로 채택하기까지 약 2년동안의 토론과 심각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맥주/음료 회사로써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기업의 명성과 직결된 소비자들의 신뢰라는 것입니다. 알코올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통적인 인식을 초월하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했었고, 이에 우리의 제품들이 현재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고독, 대화부족, 노령화 사회,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 등)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전략이 필요했습나다. 이것이 우리 CSV전략의 탄생배경입니다.”

 

저성장 시대에는 성장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기린에게 CSV는 현재 일본의 다양한 사회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어떻게 기업이 비즈니스활동을 매개로 참가하고 노력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의 제시인 것이다. 이는 또한 알코올/음료기업으로서의 주요 생존 수단이기도 하다.   

  
 
Why NOW?: CSV의 탄생배경과  그 이론적 모순들
그렇다면 CSV이론이 최근 비즈니스사회에서 왜 이렇게 과도한 관심과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인가?  그 첫번째 이유는 CSR의 전략 부재에 대한 기업들의 피로감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본인이 만나 본 많은 아시아의 관계자들은 CSR활동으로 인한 구체적인 경제적 결과가 미온한 것이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데 큰 한계라고 토로하였다. 또한 성급하게 기업의 PR 또는 마케팅전략과 연계하는 것도 너그럽지 않은 현대사회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CSR을 진행하면 할수록 그 진정성에 대한 사회의 늘어나는 비판은 그들에게 CSR의 미래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마침 만병통치약처럼 나타난 이론이 공유가치창출 (Creating Shared Value, CSV)이다. 미국의 저명한 전략연구학자인 마이클 포터와 그의 동료 마크크레머 는 경제적 이기심을 기초로 존재하는 자본주의는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만 현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회공헌과 사회적책임(CSR)을 넘어 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CSV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이다.

 

매우 이상적이며 전략적이고 혁신적인 이론이다. 2011년 소개 된 이후 많은 세계적 기업들은 (e.g., Nestlé, Unilever, Allianz and Novartis) CSV를 기업경영의 주요전략으로 채택하고 진행하였으며 또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아시아의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본인의 아시아기업 연구에 의하면 CSV이론에 대한 받아들임 정도가 경제적/제도적 배경에 따라 나라마다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한국의 기업들은 “CSV신드롬”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가장 환영하고 다양한 담론이 오고가고 있으며, 반면 일본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CSV에 대하여 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새로운 CSV이론에 대한 관심은 특별히 목격되지 않았다.      

 

비즈니스사회에서 CSV에 대한 관심과 환영이 전반적으로 목격된 반면, 학계에서는 비판적 의견이 거세다. 특히 유럽학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것은 유럽학자들의 비판은 더욱 심하다는 것이다. 본인이 만난 한 독일학자는 “CSV는 한 미국학자의 유행을 탄 마케팅전략에 편승된 작은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며 조금은 감정이 섞인 비판 아닌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CSV이론에 대한 학계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CSV는 전혀 새로운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탄생된 이론적 근거가 없으며 CSR에 대한 intellectual piracy (지적 복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CSV는 현재 많은 기업에서 진행하는 CSR 또는 CSR전략과 다를 게 없다는 논리다. 둘째,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가 그렇게 이상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는 사회에서의 기업의 역할에 대한 매우 순진하고 안일한 인식을 가졌다는 비판이 주된 내용이다. 기업의 CSV전략이 쉽게 win-win 원더랜드를 만들 것이라는 꿈을 버리라는 경고하고 있다. 셋째, 윤리가 결여된 CSV는 사상누각이라는 주장이다. CSV는 “win-win” 전략을 넘어서야만 (beyond win-win)  하고, 복잡한 글로벌사회에서 예상되는 “win-lose”와 “lose-win”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윤리적•도덕적 뼈대가 기업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논리이다. 이것는 현재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핵심역량이며 생존의 필수요소인 것이기도 하다. 

 

CSR에 전략은 꼭 필요한 것인가?
다시 말해 CSV의 탄생이 지금의 기업사회에 진실로 요구되는 것인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한 연구에  의하면 잘나가는 많은 기업들은 실제로 CSR을 기업의 전략과 연계하는 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인 CSV가 현 비즈니스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CSR을 전략과 결과에 집착하여 연결하는 것은 CSR에 대한 너무 과대한 요구이며, 이는 자칫하면 CSR이 기업의 격식차리기(dress-up)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으며, 기업의 설립이념과 생존의 이유와도 대치되는 기이 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인도를 방문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기업의 부사장과 이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CSR과 CSV가 완전히 분리된 기이한 현상을 현재 인도의 비즈니스사회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수익의 2%를 CSR에 투자하여만 하는 “CSR and Companies Act”가 법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CSR에 사용되는 돈은 기업의 전략과 연결되서는 안되고 소위 말해 ‘순수한’ 의도로만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압력아지요 –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부분이 정부를 통하서…. 이는 CSR이 기업에 압력을 가하는 법률적 명령으로 퇴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정부는 CSR을 또 하나의 세금으로 만든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CSR을 기업전략과 연계하는 CSV예산을 따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CSR은 정부에 내는 세금, CSV는 우리 기업의 전략으로 – 소위 말해서 ‘이중전략’을 수립했다는 말입니다.”               

 

한국 기업의 상황은 어떠한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CSR/CSV활동을 경영전략과 긴밀히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는가? 규제준수의 차원을 넘어 진정으로 기업의 가치와 연계하고 있는가? 또한 한국사회의 정부나 제도들이 기업들의 이러한 딜레마를 이해하고 그 노력을 뒷바침 해주고 있는가? 위정자들과 사회 각계각층의 적절한 의식과 제도적인 조력없이 기업들에게만 책임있는 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모순이라 사료된다. 한국사회의 혼란은 한국 기업들이 사회공헌과 사회적책임활동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많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들이 기업과 오너들의 잘못을 감추는 하나의 교묘한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을 타국의 메스컴들을 통해 목격하고, 한국인/한국학자 대표로써 세계 지식인들의 질타와 관심을 받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우리가 지금 바뀌지 아니하면 한국의 경쟁력은 곧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아마도 많은 한국사회의 기업인들과 학자들이 유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한국의 강점인 문화, 국민들의 똑똑함과 근면성, 최근 이룬 급속한 경제성장을 넘어 선 한국사회의 새로운 신성장모델을 빠른 시일내에 만들지 않는다면, 이념적 변화가 휘몰아치는 작금의 세계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더 위태로워 질 것이다.     

 

한국CSV의 미래? 기업과 사회가 결정할 문제 
본인은 CSV이론이 이와 같은 한국기업들이 나아갈 방향과 진정한 identity를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제안한다. 적어도 한국기업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과 CSR활동의 모순을 직시하고 변화를 갈구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예를 들면, 정치적 기부활동을 순수한 사회공헌이라 주장하는 오류를 기업(인)들은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추석 전날 또는 크리스마스이브에 고아원이나 양로원에서 CEO의 김치 만드는 모습을 사회공헌활동이라는 ‘미명’ 하에 PR하며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기사를 내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말이다. CSR/CSV활동들이 기업의 도덕적 타락에 대한 방패막이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와 언론을 비롯한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기업들이 진정성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련된 무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 압력이 팽배하고 위험하기만 한 무대에서 어찌 기업들이 멋진 win-win 공연을 보여 줄 수 있겠는가?     

 

“정부가 제대로 그 역할을 다한다면 CSR이 왜 굳이 필요하겠습니까?” 한 싱가폴학자와 의견을 나누던 중에 나온 말이다. 한국사회가 CSV를 기업만의 책임과 전략에 국한하여 논의하게 된다면 그 해답은 계속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철저한 이론적인 back-up과 성공적인 한국만의 CSV비즈니스사례의 발굴을 위한 학자들의 고민과 노력도 함께 진행되어야만 하겠다. 이러한 사회의 통합적 의견수렴과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한국기업들의 CSV전략추진 노력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며 아마도 곧 사라질 일시적인 유행어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후진적 경쟁사회일수록 ‘실패의 책임’을 상대적 약자에게 돌리려는 유혹이 쉽게 빠진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CSV미래의 성공 또는 실패는 기업을 비롯한 한국사회 구성원들의 현명함과 책임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시아CSV비즈니스모델” 구축을 목표로 최근 몇 년간 진행한 본인의 연구 중 한국사회에서 관심있어 할 인터뷰 내용과 이론적 쟁점들을 간단히 소개하였다. 또한 CSV가 한국기업의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하는 몇 가지 소견도 제시하였다. CSV 추진은 착한기업의 한계를 넘어서야만 한다. 기업활동과 사회적 가치와의 연계는 현 글로벌 비즈니스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rule of the game”인 것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현명함이 기업들에게 요구된다 하겠다.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민첩하게 간파하는 많은 한국의 지혜로운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다시” 존경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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